이런 놀이 어때요. -비닐 팩 풍선과 밥풀과자




이런 놀이 어때요. --비닐 팩 풍선과 밥풀과자

입으로 호기심을 푸는 시기에 하기 좋은 놀이가 바로 비닐 팩 풍선놀이를 했다; 일반 딸랑이와는 달리 부피가 커서 양팔로 안는 느낌도 좋고 던질 수도 있고 소리도 나고 흔들면 흔들거리는 속안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없을까 하다가 팩 풍선을 생각했다. 문방구에서 파는 풍선은 고무 냄새가 심해서 입으로 빨고 놓기에는 부적합했다. 물론 투명하고 고무 냄새도 안 나는 공을 파는 것이 있지만 거기엔 내용물을 내 맘대로 바꿀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비닐 팩을 풍선을 만들어 주면 안에 내가 원하는 물체를 넣을 수 있어 좋았다. 색종이를 찢어 넣고 흔들 때도 좋았지만 탁구공을 놓고 흔들 때가 가장 좋았다. 그런데 한 가지 흠이라면 바람이 잘 빠진다는 거였는데, 좀 귀찮지만 다시 묶으면 되니 괜찮다.

아이들은 성장 자체가 곧 배움이다. 눈을 맞추는 것도 주먹을 한입 집어넣고 빠는 것도, 대변과 소변을 가리는 것도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 배워지는 것이다. 아이가 손가락 하나하나를 맘대로 조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소근육을 움직이는 것이 두뇌발달에도 좋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크레파스를 쥐어주기는 좀 이른 것 같을 때. 그럴 때 했던 놀이가 밥풀과자 주워 먹기였다. 시중에 파는 쌀 뻥튀기는 대부분 뉴슈가라는 감미료를 놓고 튀긴 것이다. 뉴슈가의 단 성분이 바로 사카린 나트륨이다. 아무래도 인공 감미료라서 맛이 강할 것이고 강한 단맛에 첫 입맛을 들이면 안될 것 같아서 꺼려졌다. 그래서 아무것도 넣지 않고 그냥 쌀만 뻥튀기 하는 곳에서 직접 튀겨 주었다.

처음엔 넓은 쟁반에 밥풀과자를 주지만 어느새 쟁반은 엎어지고 방바닥 가득 밥풀과자 천지가 된다. 애당초 의도는 손가락으로 집어먹으라는 거였지만, 가만 보니 손바닥에 붙은 걸 핥아먹는 수준이다. 그것도 요령 있는 딸은 손바닥에 침 바르고 철썩 철썩 바닥을 쳐서 묻혀 먹는데, 아들은 빈 주먹만 입에 들어가기 일쑤다. 그나마 어쩌다 손에 붙은 과자가 입으로 가는 도중 떨어지고 말 때는 내가 더 안타까웠다. 세상에, 밥풀과자 몇 개 흘리고 못 먹는 것도 안타까운데 나중에 커서 자기가 원하는 걸 잘 못하면 부모로서 얼마나 안타까울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아이들이 부모 뜻대로 안 될 때 야단치는 마음이 미움이나 원망이 아닌 안타까움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일곱 살인 아들이 그런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아직까진 야단보단 위로와 격려의 말을 많이 하는 부모가 되려고 하고 있다. 자식은 나이 60이 되어도 부모 눈엔 애들이라는데, 내 아들이 60이 되어도 ‘넌 최선을 다했으니까 괜찮아. 노력하면 더 잘 할 거야.’ 라고 말하는 부모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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