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학교/먹거리만끽학교'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08/05/24 민들레, 꽃쌈으로 먹을까? 차로 마실까?
  2. 2007/05/30 작은 학교 -5월의 호두나무
  3. 2007/02/28 옥수수가 익어가는 시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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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지윤이네 외갓집 솔고개마을 풍경 2008 봄


민들레, 꽃쌈으로 먹을까? 차로 마실까?

옛날엔 민들레를 보면 하얗게 씨를 매단 줄기를 꺾어 훅 부는 게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삼년 전부턴 뿌리째 캐는 게 일입니다. 노란 꽃이 활짝 핀 것을 보고도 꽃송이를 따기 보단 역시 뿌리째 캐는 일입니다.

 ‘와! 너무 예쁘다. 맛있게 생긴 걸!’

감탄사를 난발하면서요.

 꽃은 보아서 아름다운 것도 좋지만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더욱 매혹적인 일이지요. 철쭉보다 진달래가 왠지 마음에 끌리는 것도 먹을 수 있고 없음의 차이에서 오는 게 아닐까요. 민들레가 사랑받는 이유 역시 바로 건강에 좋은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꽃이 피기 전의 민들레는 뿌리째 캐서 햇볕에 말립니다. 말린 민들레 10g과 물 600cc를 끓여 절반이 되게 달여서 식전 빈속에 나누어 마십니다. 오래된 간장병이나 황달에 효과가 있습니다.

 민들레는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생잎은 감자와 함께 즙을 내어 식전에 한 컵씩  마시면 위궤양에도 좋습니다.

       출처 - 신재용의 음식 동의보감 365 -

딴소리 잠깐 --- 해성한의원  신재용 선생님은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는 주치의 선생님이십니다. 명성이 자자한 한의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가족 한사람 한사람에게 잘 맞는 약을 지어주시기 때문에 믿고 따르는 스승님 같은 분입니다. 지윤이와 지승이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뿐 아니라 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배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양수리 해성한의원까지 먼 길을 마다않고 다닌답니다. 그리고 하리하우스에서 음식이야기를 통해 설명하는 몸에 좋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의 대부분은 신재용 선생님의 저서와 방송에서 소개한 건강과 음식에 대한 이야기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예전에 옥상에 놓고 물탱크로 쓰던 pvc통을 가로로 반 잘라 만든 작은 밭(?)에 고추와 상추를 심으로 올라갔다가 무성하게 자란 민들레를 보았습니다. 그 꽃이 얼마나 탐스럽고 예쁘던지요. 캐 보니 뿌리는 쭈글쭈글 생기가 없더군요. 잎과 꽃을 피우느라 영양분을 다 써버린 까닭이겠지요. 그래서 뿌리는 떼고 잎과 꽃대는 깨끗이 씻어 저녁 밥상에 올렸답니다.
접시에 하나 가득 풍성한 민들레 꽃쌈!

 어른들은 봄나물이라고 좋아하시고 아이들은 꽃도 먹느냐고 신기해합니다. 아직 피지 않은 어린 꽃봉오리를 떼어 쌈장에 찍어먹으니 상추랑 비슷한 맛이 난다고 장난 반 호기심 반으로 재미있게 먹습니다. 아빠가 놀리느라고 ‘강아지 똥- 권정생 글’얘기를 했슺니다. 그러나 ‘우리 집 옥상엔 강아지가 없어요.’하는 걸로 마무리가 되었고, 마침 학교 숙제로 읽게 된 강아지 똥의 민들레를 예사로이 보아 넘기지 않게 되었답니다.

 꽃 피기 전 민들레는 차로 만들어 마셔도 좋다고 하는 데 그 방법은 우리 가족에겐 잘 안 맞았습니다. 맛은 없었거든요. 그러나 오래된 간장병에는 좋다고 하네요.

 올 봄, 어디 깨끗한 곳에 핀 민들레 보이면 한 번 고민해 보시죠.
‘저걸 쌈으로 먹어? 차로 마셔?’

참. 이번 봄에 한이네와 현철이 현진이네, 그리고 태형, 문형이네 가족과 나의 오랜 벗이 왔을 때 하리 뒷밭에서 민들레를 캐서 대접했답니다. 민들레 꽃 만큼이나 환하게들 웃고 갔습니다.
2008. 4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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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좌측 호두나무와 리모델링 중인 하리하우스

작은 학교 -5월의 호두나무

하리 하우스 뒷밭에 큰 호두나무가 세 그루 서 있다. 처음 하리 하우스를 만나던 날, 그때는 잎이 다 진 늦가을이어서 좀 을씨년스런 기분도 들었지만 일단 호두나무가 세 그루 있다는 것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아, 우리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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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보약이라는 측면을 강조하며 우리 민간요법을 많이 소개해 주시는 해성한의원 신재용 원장님이 우리 아이들에게 내려 준 식품 처방이 바로 호두 먹기다. 같은 견과류라도 땅콩은 아토피에 안 좋은 반면 호두는 좋은 식품이니 하루 한두 알을 꾸준히 먹이라고 하셨다. 외갓집에도 호두나무가 있어서 아이들 약이니 많이 갖고 가라고 하시지만 어차피 한 2년을 꾸준히 먹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그래서 호두를 사서 먹이기로 했는데, 국산 호두는 비싸서 우리 아이들 둘이 먹는 양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수입 호두를 구해서 먹었다. 그러나 내가 먹어보니 그 맛이 고향집 뒤안에서 딴 그 호두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내 기억 속의 호두는 고소하고 호두향이 강한데 수입 호두는 알이 크고 살이 많았지만 호두 향이 거의 없다. 그래서 내가 먹던 그 맛있는 호두를 내 팀絹涌“주지 못하는 미안함이 늘 마음 한켠에 있었다. 반대로 그나마 국산 대비 싼 편이 수입호두 덕분에 우리 아이들은 호두가 없어서 못 먹진 않으니 그것으로 충분히 위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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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호두지만 아이들이 잘 안 먹으려 한다. 기름기가 많아서 아무래도 좀 느끼한 모양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호두만 먹으려 들지 않을 땐 볶은 콩과 섞어 주어서 씹는 맛이 생기게 해 주거나 다시마를 잘게 잘라 호두와 같이 주기도 한다. 그러면 다시마의 짭짭함이 호두의 닝닝함을 좀 덜어주어서 좋다. 아니면 씨리얼에 섞어서 과자처럼 주어도 좋다. 이런 방법이 다 안 통할 때는 호두자반을 만들어 주면 좋다. 콩자반과 동일한 방법으로 만들면 된다.  단 콩자반보다 수분 흡수가 적으므로 물의 양이나 간장의 양을 적게 해야 한다.  아니면 콩과 섞어서 호두콩자반을 만들어도 된다. 호두 콩자반을 만들 땐 호두와 콩이 익는 속도가 다르므로 콩을 먼저 간장과 물을 넣고 끓이다가 나중에 호두를 섞으면 된다. 두뇌발달에 좋은 식품을 이야기 할 때 호두를 이야기 하며 생김이 뇌의 생김과 아주 비슷한 점을 짚어 말하기도 한다. 그러니 더욱 더 열심히 먹여야 하건만 요즘은 좀 소홀했었다. 하지만 호두나무 밑에서 직접 주운 호두를 스스로 탕탕 깨서 먹으라 하면 그 재미에라도 더 잘 먹을 것 같다.

하리 하우스의 호두나무가 우리 아이들 건강을 증진하는 데 한 몫을 할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청설모나 오소리한테 뺏기지 말고 잘 따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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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지난 주 하리 하우스에 갔을 때 우린 이미 호두나무의 선물을 네 가지나 받았다.

첫째는 우람하고 시원스레 자란 잘 생긴 호두나무의 풍모를 보는 즐거움이었다.

둘째는 호두나무 그늘 밑에 자란 먹우 (머위) 나물을 뜯은 것이다. 실은 낫으로 베었으니 뜯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지만, 어쨌든 먹우 줄기를 넉넉히 얻었다. 호두나무 그늘이 땅을 습하게 유지하여 먹우가 잘 자란 덕이다.

셋째, 눅눅한 기운이 있는 호두나무 그늘 덕에 축축한 곳을 좋아하는 도마뱀과 비단개구리와 지렁이를 잡은 것이다. 아마 일부러 찾으려면 힘들었을 텐데 먹우를 베는 동안 덤으로 잡은 것이다. 도마뱀은 외할머니께서 발견 하셔서 애들 보여 주라고 잡아 주셨고 개구리는 내가 잡았다. (낫질을 하느라고 장갑을 끼고 있어서 손으로 잡을 수 있었다.) 개구리는 쑥을뽑아 버리는데 뿌리에 달려 나왔다. 도마뱀은 플라스틱 병에 넣어주고 개구리는 먹우 잎에 싸서 아이들에게 주었는데 둘 다 다시 놓아 주었다. 키우자고 하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 했는데 다시 밭에 놓아 주어서 다행이었다.  작은 생명을 사랑해서인지 징그러워서 놓아준 것인지 물어보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지승이가 ‘도마뱀이 마음 속으로 고맙다고 했을 것 같아.’라고 하는 걸 보니 도마뱀과 개구리가 무얼 원하는지 팀絹스스로 고민해 봤을 것도 같다.

또 <금빛 도마뱀의 선물- 교원>이나 <신기한 사과나무-교원>에 도마뱀 이야기가 나오는데, 앞으론 그 책을 읽을 때 자신들이 보았던 도마뱀 생각에 더 재미있어 할 것 같다.

넷째로 호두나무가 준 선물은 새끼 호두나무를 준 것이다. 호두가 떨어져 싹이 나고 그  여린 싹이 나무의 형상으로 자라기까지 얼마의 세월이 걸렸을까! 그 세월을 이겨낸 소중한 새끼 호두나무가 어미 호두 나무의 그늘 아래 자라고 있었다. 한 그루는 아빠가 심고 또 한 그루는 아빠가 하는 양을 보고 아이들이 흉내내어 뚝딱 심어 놓았다. 두 그루 다 뿌리를 잘 내리면 좋겠다. 지금의 호두나무가 기력이 쇠해질 때 멋진 2세대 호두나무로서 그 자리를 채울 수 있으면 참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무들의 세대교체를 생각하니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아이들에게 불의 무서움을 이야기 하면서 ‘그래서 아이들은 가스불을 키면 안되는 거야.’라고 했다. 그랬더니 알았다고 하면서 아들이 하는 말.

“그럼 엄마 아빠가 다 죽으면 그때는 어떡해요?”

순간 기가 막혔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해 주었다.

“그건 걱정 하지 마. 지윤이 지승이가 조금 더 크면 가스 불 켜는 거 엄마가 가르쳐 줄 테니까.”

도대체 이놈은 가스불 빨리 켜보는 게 중요한 거야 에미애비 사는 게 중요한 거야. 그 순수한 호기심이 지금도 나를 웃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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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솔농원 옥수수 밭에서 김매는 엄마^^

 옥수수가 익어가는 시절엔...

옥수수는 다 찰지고 쫄깃거리는 줄만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더라. 쌀이 찹쌀과 멥쌀로 구분되는 것처럼 옥수수도 찰옥수수와 메옥수수가 있더라. 허면 찰옥수수와 메옥수수를 어찌 구분할까. 확실한 방법은 먹어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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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관련된 일화가 있다. 우리집 냉동실에 쌀가루가 있는 데, 이것이 멥쌀가루인지 찹쌀가루인지가 도저히 기억나지 않는 거다. 그래서 방앗간에 가서 여차저차 이야기를 하고 구분이 가능하냐고 했더니 찹쌀과 멥쌀은 불리기 전에만 육안으로 구분할 수 있고 일단 불리고 빻았으니 육안으로는 구분이 어렵다는 게다. 먹어봐야 안다는데, 잘못해서 팥죽에 넣는 옹심이( 새알 )를 멥쌀로 할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결국은 찹쌀이든 멥쌀이든 상관없이 쓸 수 있는 김치양념용 풀로 썼을 것이다. 방앗간 집 아저씨가 구분을 못할 정도니 찰옥수수와 메옥수수의 구분도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

물론 충청도 오지에서 자라며 옥수수를 먹은 경력이 9단이니만큼 나름대로의 노하우는 있는데, 우선 보기에 껍질이 얇아 속이 투명하게 비치고 껍질에 윤기가 나며 손톱으로 알을 눌러보았을 때 통통한 탄력이 느껴지는 옥수수가 맛있는 찰옥수수일 가능성이 크다. 때를 잘 맞춰 친정엘 가면 큰 솥으로 하나씩 옥수수를 삶아 주시는데, 그 때 난 위의 기준으로 더 맛있는 옥수수를 골라 먹는다. 물론 친정 집에 것은 다 찰옥수수이지만, 그래도 더 눈에 띠는 것을 골라 ‘음, 이 맛이야.’ 하며 먹는다. 그 순간엔 내 눈이 즐겁고 입이 즐겁고 옥수수통을 들고 있는 손도 즐겁다. 그러나 가장 큰 즐거움은 내 어머님 몫일게다.

‘논귀에 물 들어가는 게 좋고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게 보기 좋다.’ 라는 속담을 자주 쓰시는 어머님 눈에 자식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옥수수를 먹는 게 오죽 보기 좋으시랴. 더구나 어머님이 직접 가꾸신 옥수수 임에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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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생각난다. 초등학교 시절. 지대가 높아 모든 농작물의 수확이 남쪽보다 한참씩 늦은 탓에 여름방학이 다 끝날 무렵에야 옥수수를 꺾어 먹을 수 있었다. 아주 불운 할 땐 그 맛있는 옥수수를 한번도 쪄먹어 보지 못하고 개학을 맞아 서울로 올라와야 했던 적도 있다. 그때의 아쉬움이란......  지금도 너무 이른 여름에 친정나들이를 가면 아직 옥수수가 덜 여물어 못 먹기도 한다. 어쩌다 너무 늦게 여름 나들이를 가면 너무 여물어서 맛이 없는 옥수수를 먹어야 한다.

그런데 나의 어머니께서 옥수수가 딱 알맞게 여물 때를 맞춰 고향에 올 수 없는 타관의 자식들을 위해 개발하신 옥수수 재배방법 덕택에 한여름을 지나고 추석 때가 되어 가도 맛있는 옥수수를 금방 꺾어다 삶아 먹으라고 주신다. 물론 밭에서 꺾어오시는 건 아빠의 몫이지만. 그 새로운 옥수수 재배 방법이란 바로 옥수수 심는 날짜를 각각 다르게 하시는 거다. 예를 들면 감나무 밑 밭가에는 먼저 심고 외갓집 마당에는 일주일 뒤에 심고 또 마늘밭에는 또 일주일 뒤에 심고 하는 방법이다. 한날에 옥수수를 밭으로 하나 심어놓고 미쳐 못오는 자식들 때문에 애태우시다가 개발하신 방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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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익을 때를 기다렸다 옥수수 먹으러 와라 하시면 그 날짜를 맞추는 것이 부담일 것이다. 그것이 요즘 도회지 생활하는 사람들의 짜여진 삶인 것이다. 그러나 어머닌 외갓집 마당에 있는 다음 기회를 말해주고, 그것이 아니면 마늘밭에서 기다리는 더 느긋한 기회를 마련해 놓으셨기에 옥수수를 먹으러 가야하는 자식들은 부담이 없다. 그리고 그나마 기회를 못 맞추면 냉동실에 넣었다. 싸 주시니 또 걱정이 없다.

옥수수 한 통에 얼마를 하랴마는 고향집서 먹는 옥수수는 값으로 칠 수 없는 무엇이 들어있다. 물론 내가 꺼려하는 뉴슈가도 넣고 삶아 주시지만, 그래도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맛있는 옥수수니 먹으라고 한다. 솔고개에서의 삭카린나트륨은 내 소관이 아닌 것이다. 실제로 우리 아이들은 둘 다 옥수수를 아주 좋아한다.

물론 휴게소와 국도변에는 삶은 옥수수가 즐비한 시절이라도 고향집 텃밭에서 꺾은 옥수수가 아니면 넘치는 행복감을 맛볼 수 없으니 의미가 없다. 게다가 밖에서 삶아 파는 옥수수를 잘 안 사먹는 이유는 환경호르몬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계속 김이 모락모락 날 정도의 온도에서 비닐봉투에 든 채 팔릴 때 까지 몇 시간이고 비닐봉투 안에 들어 있는 옥수수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아무리 전자렌지의 전자파는 인체에 무해하다고 강조하더라도 임산부가 되면 저절로 작동되는 전자렌지 곁에 붙어 서 있지 않는 것과 같이, 아무리 FDA의 승인을 받았느니 어쨌는지 해도 환경호르몬의 검출 여부를 믿을 수 없으니 아예 사먹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내가 먹으면 아이들도 같이 먹어야 하는 것이 더욱 꺼리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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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그것은 나에게 또 다른 취향이다.
우리 집 마당에 한 골 크기의 땅에 고추도 몇 포기 심고 상추도 몇 포기 심곤 하는데  나는 그 사이사이에 옥수수를 심는다. 더 정확히는 시아버님께서 심으시는 것이지만 심자고 주장하는 사람은 내 몫이다. 물론 밭에서 자라는 옥수수와는 달라 통도 못 생겼고 알도 잘 여물지 않지만 그 짙푸르고 기다란 옥수수 잎이 휘엉청 늘어져 있는 모습은 어떤 값비싼 난 잎이 휘어진 모양보다 건강하고 힘 있고 싱그러워서 좋다. 더구나 비 오는 날 접은 마당을 지날 때면 비에 젖은 옥수수잎이 살갗에 스치기도 하는데, 그 잎을 슬쩍 밀어내고 걸을 때의 느낌은 마치 응석받이 막내딸을 안아 옮기는 느낌처럼 행복하다.

하리 하우스에 옥수수 심는 철이 되면 어머니께 배운 지혜로 일주일 단위로 옥수수를 심을 것이다. 다음 주에 맞을 손님을 생각하면서 또 다른 옥수수 그루를 바라보는 마음은 아름다울 것이다.
그 아름다운 마음을 내년에도 후년에도 그 후로도 오랫동안 솔고개 집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한다.

핵심
1. 옥수수가 오곡에 들지 못하는 이유는 덩치에 비해 영양소가 적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여름 한 철 멋으로 먹는 옥수수를 생각함에 영양소 운운하며 타박하는 것은 옥수수에 대한 바른 대접이 아니다. 대신 옥수수의 섬유질은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변비 해소에 좋고 옥수수 수염 달인 물은 민간에서 신장염과 방광염의 약으로도 알려져 쓰고 있으니 대견하다 하겠다.

2. 옥수수를 이용한 요리는 다양하다. 옥수수를 찧어 쌀알처럼 작게 만들어 옥수수 밥을 하기도 하고 옥수수 알 표면의 얇은 막을 벗기고 팥과 함께 삶아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맞춰 먹기도 한다.

3. 옥수수 뻥튀기와 팝콘은 차원이 다르다. 뻥튀기 옥수수는 팝콘에 비해 열량이 훨씬 적다. 팝콘엔 버터나 마아가린, 때론 쇼트닝을 이용해서 튀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옥수수 뻥튀기도 직접 튀긴다면 뉴슈가나 당원을 넣지 말고 튀겨달라고 하는 것이좋다. 그런 재료들의 주 성분이 삭카린나트륨이기 때문이다.

4. 옥수수를 삶을 때 삶을 물에 소금과 설탕으로 적당히 간을 맞춰 삶으면 뉴슈가를 넣지 않고도 감칠맛을 낼 수 있다. 비율은 개인의 취향에 맡도록 조절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