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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지윤이와 지승이 2006년 4월 9일  - 688x461

자전거

자전거 내 자전거.

빨간색인 예쁜 내 자전거.

빨간색 하면 떠오르는 건?

빨간 맛있는 앵두!

빨간색 하면 떠오르는 건?

활활 타는 불.

내 자전거는 불처럼 빨리 달린다.

내 머리카락은 허우적거리며

나를 따라 온다.

지윤이가 2학년 가을에 쓴 시입니다. 빨간 앵두 그림이 있는 자전거를 타고 저녁 늦도록 놀다가 집에 오는 길 횡단보도에 서서 잠깐 기다리는데, 시가 생각났다고 하며 읊었습니다. 그 중 머리카락이 허우적거리며 나를 따라 온다는 표현이 너무 멋있어서 집에 와서 다시 말해보라하고 받아 적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연필을 들고 쳐다보고 있으니 잘 쓰고 싶은 욕심이 났는지 그냥 막 말할 때 보다 생동감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처음 읊은 것을 나도 기억하지 못하니 그냥 받아 적었습니다. 생각의 속도를 말이 따라가기 힘들고 말의 속도를 글씨가 따라가기 힘들어 순간적으로 내뱉는 멋진 표현들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지윤이 어렸을 때부터 거침없이 시를 잘 말했습니다. 엄마는 말의 속도를 쫒아갈 수 없어 개발세발 적어놨다가 나중엔 그 글씨가 무슨 글씬지 아이와 머리 맞대고 고민하기도 한답니다. 잠깐만! 하고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으면 될 텐데 아이 생각을 잠깐만 하고 막을 수 없어 외워야지 하고 있다가 그만 홀딱 까먹어 버리기도 합니다. 아무 꾸밈 없이 내뱉는 아이들 말은 그 자체가 시 일 때가 많습니다. 한참을 지나 읽으면 이때 이렇게 잘 썼었나 싶은 시도 있습니다. 물론 ‘잘 썼다’의 기준은 엄마표 기준입니다.

기차

씽씽 달리는

무궁화호

내 마음도 기차와 함께

쌩쌩 달려가네.

2009년

엄마, 너무 더워요.

목에 땀이

글썽글썽해요.

2008년 여름 어느 날.

시는 경험의 반영이란 걸 여실히 증명해주는 지윤이의 시들입니다.

서울에서 하리하우스 갈 때  청량리서 단양까지 무궁화호 타고 다닙니다.

여름엔 목에 땀이 글썽글썽 맺혀도 에어컨 안 틀어 줍니다.

그런 경험 하나하나 쌓여서 이렇게 멋진 표현들 얻을 수 있었습니다.^^

왜?

왜 그런지에 대한 설명 없이 하는 권고는 효력이 없습니다. 그건 아이나 어른 모두에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매번 공익광고에서 쓰지 않는 플러그는 빼 놓아야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고만 말해줬지 왜? 그런지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그러니 ‘뭐 설마 전기제품 자체를 작동시키지 않는데 전기가 소모 되겠어.’하는 마음으로 콘센트에 코드를 꽂아 놓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그네님께서 그 왜? 에 대한 답을 해 주셨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전기제품은 코드를 꽂아 두면 언제라도 작동 가능하게 워밍업을 하고 있는 상태에 있답니다. 그러니 콘센트에 코드를 꽂아두면 그 워밍업을 하는 데 필요한 전력이 소모된답니다. 그러나 전기제품 코드를 빼 놓으면 워밍업을 하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전력소모가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소모량이 생각보다 크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한 가정에서 가전제품을 코드를 늘 꽂아 둔 상태에서 6만원의 전기세를 낸다면 그 중의 한 6천원 정도는 늘 코드를 꽂아둔 것에서 오는 낭비전력요금일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전기제품 종류와 생산연도,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이나 내장부품의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쓰지 않는 전기제품의 코드를 빼놓는 것만으로도 한 10%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냥 쓰지 않는 가전제품의 코드를 빼 놓으라고 공익광고에서 그리 떠들어도 실천하지 않았던 내가 바로 실천하게 된 것은 ‘왜?’에 대한 이해를 했기 때문입니다. 한두 군데가 아닌 코드를 일일이 뺐다 끼웠다 하기가 번거롭지만, 이 번거로움을 통해 전기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온 국민이 이리 한다면 원자력 발전소 줄이고, 지구 온난화 막고, 전기세 줄이고 알게 모르게 있을 전자파의 피해도 줄이고.... 일석 사조쯤 되나요? 참 그리고 벼락으로 인해 가전제품이 망가질 위험도 줄이니 일석 오조라 해도 되겠습니다. (일석 삼조 일석 사조 하는 것 우리 아이들이 잘 쓰는 말인데, 표절했습니다!)

전동기와 전자석 만들기가 끝나고 집에 있던 감자와 키위, 오이에 아연판과 구리판을 꽂아서 꼬마전구에 불을 켜는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전류계에 전류가 제법 많은 양이 흐르는 것으로 측정이 됐지만 꼬마전구에 불이 켜지지는 않았습니다. 이유는 감자든 키위든 먹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에 제가 실험용으로 많은 양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키위 반쪽이나 감자 한 알로 불이 켜진다면 얼마나 좋으랴마는 , 감자와 키위의 사용처를 실험용 보단 먹는 쪽에 손을 들었기 때문에 실험 자재가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나그네님께서 곰곰 생각해 보시고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래서 다음엔 봐도 군침 안도는 식초를 갖고 실험 해 봐야 하겠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하리에서 했던 과일전지에서 전구에 불이 안 들어온 이유.......
예상은 했지만 과일 속에 있는 산성의 농도가 상당히 낮기 때문이었습니다. 키위나 오이만으로도 전기는 발생하지만 전구에 불을 켤 만큼 큰 전기를 만들어내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자면 큰 물레방아에 물이 떨어지긴 하는데 물의 양이 너무 적어 물레방아가 돌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또 바람은 부는데 바람이 너무 약해서 연이 날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죠.
솔바람님께서 지승이에게 불이 켜지지 않은 이유를 잘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불이 켜지지 않은 이유를 잘 설명해 주셔야 아이가 더욱 호기심을 가지고 다시 성공할 때까지 도전하게 됩니다. 설명 잘 해 주세요 ^_^.

그래서 이번엔 콜라를 이용해서 전지를 한번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식초도 좋은 재료인데요. 콜라는 강산에 속하거든요. 식초도 강한 산성입니다.

콜라와 식초를 이용하면 분명히 전구에 불을 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에 집에서 한번 해 보려구요.

콜라나 식초를 이용하면 위험하지도 않고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질이라 실험이 오래 걸리거나 어렵지도 않구 좋습니다. 또 심심하면 가끔 먹을 수도 있구요ㅎ.

과일은요 여러 조각으로 잘라서 각각 과일 조각에 구리와 아연 조각을 꽂아 전지를 여러 개 연결하듯 하면 불이 들어올 겁니다.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좋은 방법이 여러 가지 있었는데 하리에서는 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생활 속에서 과학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다음에 기회 되면 이번엔 전지 만들기 해 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