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윤
내가 만약 햇님이라면
모든 동물 차별 않고
비춰줄텐데...
내가 만약 달님이라면
모든 식물 차별 않고
비춰줄텐데...
내가 만약 엄마라면
모두
모두
꼭
안아 줄 거야!!!
2011. 12.
거미
늑대거미 꼬마거미
굴아기거미
다 똑같네.
배 끝에다 알주머니
달고 다니네.
으뜸은 염낭거미.
새끼를 보호하고
목숨을 바치네.
사람과 똑 같다,
새끼를 사랑하는 마음.
2011. 2. 7
동전 초콜릿
냠냠 맛있다. 동전 초콜릿.
한 번 먹으면 두 번 먹고 싶고
두 번 먹으면 세 번 먹고 싶네.
게임 중독처럼
초콜릿 중독을 일으키네.
얼마나 달까 시험 삼아 먹어보다가
홀라당 다 먹어버리겠네.
2011. 2. 7
학교에서 거미에 대한 내용을 배웠는데, 거미에 대해 글쓰기가 숙제랍니다. 지승이가 부르고 그대로 받아 적었습니다. 그리고 지승과 의논하여 두 군데 수정을 하였습니다. 4행과 5행을
‘배 끝에다 알주머니를
붙이고 다닌단 말이야’
라고 했는데 위와 같이 수정하였습니다. 읽을 때 리듬감을 살리기 위해 ‘-를’을 삭제했고 ‘붙이고 다닌단 말이야’를 2음보로 끊어 읽을 수 있게 ‘달고 다니네’로 바꿨습니다.
10행에 새끼를 다음에 ‘진심으로’라는 꾸밈말이 있었으나 뺐습니다. ‘진심으로’ 라는 말을 넣어 읽을 때와 빼고 읽을 때의 느낌을 비교한 후 삭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거미를 잘 썼다고 칭찬을 해 주었더니 바로 동전 초콜릿이란 시를 부릅니다. 퇴고 없이 그대로 옮긴 것인데 운율도 좋고 홀라당 먹고 싶은 맘도 잘 표현되어 많이 칭찬해 주었습니다. 내친김에 공동묘지라는 제목의 시도 읊었는데, 초콜릿 이야기만큼 간절하지 않은 감정이라 느낌이 팍 안 왔습니다. 삶에서 절실한 내용이라야 적확한 표현이 술술 나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공동묘지. 그곳이 무서움의 원천이 아니라 이웃 사람의 마지막 쉼터라는 걸 아는 나이가 되면 더 절실한 내용의 공동묘지를 쓸 수 있겠지요. 현상의 이면을 통찰하는 어른으로 아름답게 성장하기를 바라며 11살 아들의 시를 적습니다.
공동묘지
으스스 공포 공동묘지
귀신을 만나려 해도
무서워서
낮에도 한 걸음도 못 가겠네.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귀신 만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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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딸의 거울입니다.
우리 엄마처럼 꼭 안아준다는 뜻인지, 우리 엄마는 안아주지 않지만 나라면 꼭 안아주겠다는 뜻인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내 딸은 모두 모두 꼭 안아주는 넉넉하고 따뜻한 엄마가 될 것임을 알게 하는 시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1연과 2연의 동물과 식물을 바꾼다면 더 과학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햇볕을 고루 받고 윤기나게 자라는 식물과 달빛 아래서 산책하는 동물들의 느리고도 우아한 검은 그림자까지 연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를 쓰는 우리 딸. 꼬오오옥 안아 줄 수밖에 없는 사랑스런 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