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발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5/30 작은 학교 -5월의 호두나무
  2. 2007/02/09 이런 놀이 어때요. -비닐 팩 풍선과 밥풀과자 (1)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좌측 호두나무와 리모델링 중인 하리하우스

작은 학교 -5월의 호두나무

하리 하우스 뒷밭에 큰 호두나무가 세 그루 서 있다. 처음 하리 하우스를 만나던 날, 그때는 잎이 다 진 늦가을이어서 좀 을씨년스런 기분도 들었지만 일단 호두나무가 세 그루 있다는 것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아, 우리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구나.’ 싶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식이 보약이라는 측면을 강조하며 우리 민간요법을 많이 소개해 주시는 해성한의원 신재용 원장님이 우리 아이들에게 내려 준 식품 처방이 바로 호두 먹기다. 같은 견과류라도 땅콩은 아토피에 안 좋은 반면 호두는 좋은 식품이니 하루 한두 알을 꾸준히 먹이라고 하셨다. 외갓집에도 호두나무가 있어서 아이들 약이니 많이 갖고 가라고 하시지만 어차피 한 2년을 꾸준히 먹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그래서 호두를 사서 먹이기로 했는데, 국산 호두는 비싸서 우리 아이들 둘이 먹는 양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수입 호두를 구해서 먹었다. 그러나 내가 먹어보니 그 맛이 고향집 뒤안에서 딴 그 호두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내 기억 속의 호두는 고소하고 호두향이 강한데 수입 호두는 알이 크고 살이 많았지만 호두 향이 거의 없다. 그래서 내가 먹던 그 맛있는 호두를 내 팀絹涌“주지 못하는 미안함이 늘 마음 한켠에 있었다. 반대로 그나마 국산 대비 싼 편이 수입호두 덕분에 우리 아이들은 호두가 없어서 못 먹진 않으니 그것으로 충분히 위로가 되기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몸에 좋은 호두지만 아이들이 잘 안 먹으려 한다. 기름기가 많아서 아무래도 좀 느끼한 모양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호두만 먹으려 들지 않을 땐 볶은 콩과 섞어 주어서 씹는 맛이 생기게 해 주거나 다시마를 잘게 잘라 호두와 같이 주기도 한다. 그러면 다시마의 짭짭함이 호두의 닝닝함을 좀 덜어주어서 좋다. 아니면 씨리얼에 섞어서 과자처럼 주어도 좋다. 이런 방법이 다 안 통할 때는 호두자반을 만들어 주면 좋다. 콩자반과 동일한 방법으로 만들면 된다.  단 콩자반보다 수분 흡수가 적으므로 물의 양이나 간장의 양을 적게 해야 한다.  아니면 콩과 섞어서 호두콩자반을 만들어도 된다. 호두 콩자반을 만들 땐 호두와 콩이 익는 속도가 다르므로 콩을 먼저 간장과 물을 넣고 끓이다가 나중에 호두를 섞으면 된다. 두뇌발달에 좋은 식품을 이야기 할 때 호두를 이야기 하며 생김이 뇌의 생김과 아주 비슷한 점을 짚어 말하기도 한다. 그러니 더욱 더 열심히 먹여야 하건만 요즘은 좀 소홀했었다. 하지만 호두나무 밑에서 직접 주운 호두를 스스로 탕탕 깨서 먹으라 하면 그 재미에라도 더 잘 먹을 것 같다.

하리 하우스의 호두나무가 우리 아이들 건강을 증진하는 데 한 몫을 할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청설모나 오소리한테 뺏기지 말고 잘 따야 할 텐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긴 지난 주 하리 하우스에 갔을 때 우린 이미 호두나무의 선물을 네 가지나 받았다.

첫째는 우람하고 시원스레 자란 잘 생긴 호두나무의 풍모를 보는 즐거움이었다.

둘째는 호두나무 그늘 밑에 자란 먹우 (머위) 나물을 뜯은 것이다. 실은 낫으로 베었으니 뜯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지만, 어쨌든 먹우 줄기를 넉넉히 얻었다. 호두나무 그늘이 땅을 습하게 유지하여 먹우가 잘 자란 덕이다.

셋째, 눅눅한 기운이 있는 호두나무 그늘 덕에 축축한 곳을 좋아하는 도마뱀과 비단개구리와 지렁이를 잡은 것이다. 아마 일부러 찾으려면 힘들었을 텐데 먹우를 베는 동안 덤으로 잡은 것이다. 도마뱀은 외할머니께서 발견 하셔서 애들 보여 주라고 잡아 주셨고 개구리는 내가 잡았다. (낫질을 하느라고 장갑을 끼고 있어서 손으로 잡을 수 있었다.) 개구리는 쑥을뽑아 버리는데 뿌리에 달려 나왔다. 도마뱀은 플라스틱 병에 넣어주고 개구리는 먹우 잎에 싸서 아이들에게 주었는데 둘 다 다시 놓아 주었다. 키우자고 하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 했는데 다시 밭에 놓아 주어서 다행이었다.  작은 생명을 사랑해서인지 징그러워서 놓아준 것인지 물어보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지승이가 ‘도마뱀이 마음 속으로 고맙다고 했을 것 같아.’라고 하는 걸 보니 도마뱀과 개구리가 무얼 원하는지 팀絹스스로 고민해 봤을 것도 같다.

또 <금빛 도마뱀의 선물- 교원>이나 <신기한 사과나무-교원>에 도마뱀 이야기가 나오는데, 앞으론 그 책을 읽을 때 자신들이 보았던 도마뱀 생각에 더 재미있어 할 것 같다.

넷째로 호두나무가 준 선물은 새끼 호두나무를 준 것이다. 호두가 떨어져 싹이 나고 그  여린 싹이 나무의 형상으로 자라기까지 얼마의 세월이 걸렸을까! 그 세월을 이겨낸 소중한 새끼 호두나무가 어미 호두 나무의 그늘 아래 자라고 있었다. 한 그루는 아빠가 심고 또 한 그루는 아빠가 하는 양을 보고 아이들이 흉내내어 뚝딱 심어 놓았다. 두 그루 다 뿌리를 잘 내리면 좋겠다. 지금의 호두나무가 기력이 쇠해질 때 멋진 2세대 호두나무로서 그 자리를 채울 수 있으면 참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무들의 세대교체를 생각하니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아이들에게 불의 무서움을 이야기 하면서 ‘그래서 아이들은 가스불을 키면 안되는 거야.’라고 했다. 그랬더니 알았다고 하면서 아들이 하는 말.

“그럼 엄마 아빠가 다 죽으면 그때는 어떡해요?”

순간 기가 막혔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해 주었다.

“그건 걱정 하지 마. 지윤이 지승이가 조금 더 크면 가스 불 켜는 거 엄마가 가르쳐 줄 테니까.”

도대체 이놈은 가스불 빨리 켜보는 게 중요한 거야 에미애비 사는 게 중요한 거야. 그 순수한 호기심이 지금도 나를 웃게 만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놀이 어때요. --비닐 팩 풍선과 밥풀과자

입으로 호기심을 푸는 시기에 하기 좋은 놀이가 바로 비닐 팩 풍선놀이를 했다; 일반 딸랑이와는 달리 부피가 커서 양팔로 안는 느낌도 좋고 던질 수도 있고 소리도 나고 흔들면 흔들거리는 속안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없을까 하다가 팩 풍선을 생각했다. 문방구에서 파는 풍선은 고무 냄새가 심해서 입으로 빨고 놓기에는 부적합했다. 물론 투명하고 고무 냄새도 안 나는 공을 파는 것이 있지만 거기엔 내용물을 내 맘대로 바꿀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비닐 팩을 풍선을 만들어 주면 안에 내가 원하는 물체를 넣을 수 있어 좋았다. 색종이를 찢어 넣고 흔들 때도 좋았지만 탁구공을 놓고 흔들 때가 가장 좋았다. 그런데 한 가지 흠이라면 바람이 잘 빠진다는 거였는데, 좀 귀찮지만 다시 묶으면 되니 괜찮다.

아이들은 성장 자체가 곧 배움이다. 눈을 맞추는 것도 주먹을 한입 집어넣고 빠는 것도, 대변과 소변을 가리는 것도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 배워지는 것이다. 아이가 손가락 하나하나를 맘대로 조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소근육을 움직이는 것이 두뇌발달에도 좋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크레파스를 쥐어주기는 좀 이른 것 같을 때. 그럴 때 했던 놀이가 밥풀과자 주워 먹기였다. 시중에 파는 쌀 뻥튀기는 대부분 뉴슈가라는 감미료를 놓고 튀긴 것이다. 뉴슈가의 단 성분이 바로 사카린 나트륨이다. 아무래도 인공 감미료라서 맛이 강할 것이고 강한 단맛에 첫 입맛을 들이면 안될 것 같아서 꺼려졌다. 그래서 아무것도 넣지 않고 그냥 쌀만 뻥튀기 하는 곳에서 직접 튀겨 주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처음엔 넓은 쟁반에 밥풀과자를 주지만 어느새 쟁반은 엎어지고 방바닥 가득 밥풀과자 천지가 된다. 애당초 의도는 손가락으로 집어먹으라는 거였지만, 가만 보니 손바닥에 붙은 걸 핥아먹는 수준이다. 그것도 요령 있는 딸은 손바닥에 침 바르고 철썩 철썩 바닥을 쳐서 묻혀 먹는데, 아들은 빈 주먹만 입에 들어가기 일쑤다. 그나마 어쩌다 손에 붙은 과자가 입으로 가는 도중 떨어지고 말 때는 내가 더 안타까웠다. 세상에, 밥풀과자 몇 개 흘리고 못 먹는 것도 안타까운데 나중에 커서 자기가 원하는 걸 잘 못하면 부모로서 얼마나 안타까울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아이들이 부모 뜻대로 안 될 때 야단치는 마음이 미움이나 원망이 아닌 안타까움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일곱 살인 아들이 그런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아직까진 야단보단 위로와 격려의 말을 많이 하는 부모가 되려고 하고 있다. 자식은 나이 60이 되어도 부모 눈엔 애들이라는데, 내 아들이 60이 되어도 ‘넌 최선을 다했으니까 괜찮아. 노력하면 더 잘 할 거야.’ 라고 말하는 부모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