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이 외할머니 수국 2010년 5월 27

           


초등 학급 회장의 임무와 권한에 대한 돌아봄


아들 학교는 2학년 때부터 학급 회장을 선출했고 딸 학교는 3학년 때부터 학급 회장을 선출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2학년 때는 학급 회장의 임무와 권한에 대한 생각을 해 볼 계기가 없었습니다. 아들이 워낙 과묵하여 학급에서 있었던 일을 일일이 이야기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급 회장이 반에서 어떤 일을 하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회장이 된 아이를 부를 땐 친구끼리도 이름을 부르지 않고 ‘회장’이란 칭호를 쓰는 경우가 많다는 것 정도를 들었습니다. 때로 ‘회장님’이라고 부르는 아이도 있다는 말에 웃음이 나왔을 뿐입니다.

그런데 딸 학교에서 학급임원을 선출 한 뒤로는 회장 부회장이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좋은 소식보다는 개선의 여지가 필요한 내용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은 ‘떠드는 사람 이름 적기’입니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도 부득이하게 선생님께서 교실을 비우시게 되는 경우 떠드는 아이 이름을 회장(옛날엔 반장이라고 불렀습니다.)이 칠판에 적었습니다. 선생님이 안 계신 동안에 일어날지도 모를 안전사고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떠드는 사람 이름 적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친구가 친구를 통제하게 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올바르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비교육적인 일이 오늘날에도 행해지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심지어 쉬는 시간에까지 복도에서 뛰어다니는 친구 이름을 적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더욱 놀랍습니다.

요즘 그린 스티커와 옐로 스티커로 상벌을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아마도 복도에서 뛴다고 이름이 적힌 아이는 옐로 스티커를 받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러니 ‘떠드는 사람 이름 적기’로 인해 회장이 된 친구와 갈등을 빚게 되기도 하고 회장눈치를 보는 일도 생길 겁니다.

반면 회장이 되어 친구들의 이름을 적는 역할을 하게 되면 회장의 역할이란 ‘감시와 통제’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런 감시와 통제자로서의 역할 인식이 권한과 권력이라는 이미지로 연결되어 지도자에 대한 그릇된 가치관을 갖게 하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원은, 회장은, 대표는, 자신을 지지해 준 한 사람 한 사람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지지해준 사람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면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일반 학생들은 임원이, 회장이, 대표가 하는 말에 순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니 시키는 대로 조용히 해야 한다는 복종을 배우게 된다면 그 또한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미국에서 초등시절을 보낸 분께 물어보았습니다. 미국에도 초등학교에 반장이나 회장이 있냐고. 특별히 기억나지 않는 걸 보니 없었던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럼 선생님께서 잠깐 자리를 비우시는 시간엔 어떻게 하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은 항상 학생들과 같이 계시기 때문에 친구가 친구를 통제해야 하는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반면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끼리 모여 이야기도 하고 운동장에 나가 자유롭게 놀기도 한답니다. 쉬는 시간마저 ‘조용히’라는 말로 통제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안전사고 예방과 학습 분위기 유지를 위해 통제가 필요하다면 그 역할을 선생님들이 하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습시간에 코가 나와서 코 풀러 갔다 오니 칠판에 이름이 적혔다고 이야기 하는 아들은 대표를 신뢰하지 못하는 마음이 생겼을 것이고, 상황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단순히 자리를 떴다는 이유만으로 이름을 적는 회장은 결과만 보는 마음이 은연중에 생겼을지도 모릅니다. 부당한 일에 복종해야하고, 현상만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태도를 교육받은 사람들이 이끄는 미래는 행복하지 못할 겁니다. 민주적이지도 못할 겁니다.

참다운 교육은, 참교육은 작은 것도 소홀하지 말아야 합니다. ‘떠드는 사람 이름 적기’에 비민주적 비교육적 요소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시정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미래가 더 행복하고 민주적으로 발전하리라 믿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나그네 2010/06/02 0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기초 아들이 회장을 해보고 싶다고 했을때 하지 말라고 말렸던 것이 기억 납니다. 사실 제가 학교 다닐때 반장의 역할은 단순히 선생님의 보조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반장의 임무중 하나는 교실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당연히 떠든 사람의 이름을 적고 가끔은 무력을 동원하여 교실의 질서를 잡았던 반장이 기억납니다. 이것이 70~80년도 군사정부의 잔재였음을 안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당시 학교는 학교라기 보다 군대(?)에 가깝지 않았나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저는 요즘도 학교에서 회장은 70~80년대 반장이 하는 역할과 똑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했기에 아들의 회장 출마를 결사(?) 반대했습니다.이런 것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피하게 하려고 했던 것이죠. 힘들고 욕먹는 회장의 위치에 아들을 세우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참다운 교육은 작은 것도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이 갑니다. 이제까지 할수없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현실을 받아들이려 생각을 다시금 고쳐보게 됩니다. 다음에 선생님을 만나면 이 얘기는 꼭 해봐야 겠습니다.


지구촌 어린이 돕기 행사 -수존에게

올해도 어린이 날이 어김없이 찾아오고야 말았습니다. 어린이날은 선물을 받는 날이 아니라 사랑을 받는 날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무언가 갖고 싶은 것이 있을 때는 사시사철 엄마 어린이 날이 얼마 남았어요 하고 묻곤 합니다.
얼마전 학교에서 굶주리는 아프리카 어린이에 돕기에 대한 행사를 했습니다. 저금통에 잔돈을 모아 내고, 배포된 CD를 보고 주인공인 수존이란 8살 아이에게 편지를 써서 내는 행사였습니다. 올해 어린이 날에는 수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선물에 대한 지윤 지승의 갈증을 덜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 날의 참 뜻인 어린이를 향한 사랑이 멀리 아프리카의 굶주리는 어린이들에게도 전달되길 바랍니다.


수존에게

수존아, 나는 서울에 사는 우지승이야. 넌 아주 착한 아이고, 어머니도 도와주고 넌 아주 집 살림살이도 잘하고, 넌 지금 1석 2조인 일을 하고 있어. 쓰레기를 주우면서 집을 살리고 환경오염을 줄이기도 하잖아.

그리고 넌 8살 밖에 안 됐는데 엄마를 도와주려고 밥을 만들어 주는 네가 나는 참 대견스럽구나.

그리고 너는 집이 가난해서 좀 안 좋겠다. 난 너를 도와주고 싶어. 하지만 난 학교 생활을 하고 또 어른이 되면 회사를 다니느라 바빠서 너에게 못 가는 거야. 내가 가면 너를 많이많이 도와줄게. 그리고 또 내가 없더라도 네가 할 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돈을 아끼면 집이 살아날 수 있어. 우리는 네가 잘 살고 잘 지내고 집 살림새가 더 잘 되길 빌어.

지승이가.

굿네이버스라는 단체에서 벌이는 불우지구촌어린이 돕기 행사에 지승이가 쓴 편지입니다.
같은 내용의 행사로 작년에는 저금통과 안내문을 갖고 왔었는데, 올해는 수존이라는 8살짜리 소년이 쓰레기를 주워 번 600원으로 4식구의 끼니를 해결하며 살아가는 내용이 담긴 CD를 한 장씩 갖고 왔습니다. 굿네이버스의 활동을 알리고 동참을 구하기 위하여 플라스틱 저금통 두 개와 CD 두 장, 그리고 인쇄물 두 장을 쓴 셈입니다. 인쇄물과 저금통과 CD 등 (해설자로 출연한 탤런트 김현주의 섭외비용을 제외-실은 김현주씨가 무료 봉사하지 않았을까 라고 아름다운 추측을 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 행사를 하기 위해 굿네이버스에서 지출한 금액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하니 좀 씁쓸하였습니다. 굳이 수존의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면 굿네이버스 홈페이지에 동영상을 올려놓고 아이들이 볼 수 있게 지도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국제구호기구가 있다는 것은 자랑으로 여길 만한 일입니다. 그런 기구에서 하는 일은 가정살림과는 달리 무조건 아낀다고 최선인 것만은 아닐 거란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국제기구의 명성은 광고를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구호활동을 한 결과로 인정받고 알려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이번 행사를 통해 굶주린 어린이에 대해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밥 한 그릇을 소금에 비벼 온 가족이 한 입씩 먹는 모습은 정말 딱하였습니다. 아이들도 그 장면이 기억에 남는 지 가끔 뜬금없이 묻기도 합니다.

“엄마, 수존은 안 먹어 본 음식도 잘 먹을까? 배가 고프니까 아무거나 잘 먹겠지? 우리나라 밥을 줘도 잘 먹을까? 소금 맛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를까?”

이런 질문은 주로 딸이 합니다.

“엄마, 수존한테는 100원도 아주 큰돈이지요? 엄마, 어른들도 배가 아주 많이 고프면 그 애기처럼 배가 불룩해져요? 왜 그 동생은 배가 그렇게 커요? 엄마, 아주우 ~ 옛날엔 백 원만 있어도 아주 큰 부자였지요?”

이런 질문은 주로 아들이 합니다.

배고픔을 모르고 자란 아이들에게 밥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 건 아주 큰 수확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배고픔을 위로하는 마음만 편지에 실으면 될 터인데, 편지 중 우수작은 골라 수존에게 전달하며 해외봉사 체험의 기회를 무료로 준다는 시상내역에 욕심까지 싣게 되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아들의 편지를 통하여 수존을 향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존이 쓰레기를 줍는 것을 환경오염과 연관시켜 1석 2조의 일을 하고 있다고 칭찬하는 내용을 보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수존에게 쓰레기 줍기는 자연보호 차원이 아닌 생존의 문제인데, 그걸 구분하기엔 아직 아들이 어렸던 겁니다.
한편으론 매번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기회가 생길 때 마다 강조하며 키운 보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하며 분위기 파악 안 되는 아들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달랬습니다.
아낄 돈은커녕 당장 끼니를 이을 것이 걱정인 수존에게 ‘ 돈을 아끼면 집이 살아날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아들의 생각도 자랑스러웠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아껴야 잘 살 수 있다는 평소의 가르침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윤, 지승 속에 싹을 틔운 나눔의 미덕이 수존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날까지 더욱 커져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존에게 한 마디를 썼습니다.

‘너에게 행운이 깃들길 기도 할게.’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솔바람 2011/11/07 16: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존에게 보내는 편지지와 함께 앞으로 계속 굿네이버스에 기부를 하겠다는 내용에 동그라미를 쳐서 냈습니다. 지윤이 지승이 둘 다 정기적 기부를 약속했는데, 엄마에게 물어보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동그라미를 턱 그리는 겁니다. 저희들에겐 아직 용돈 제도가 없으니 내야 하는 몫은 당연히 엄마차지입니다. 만원이란 작은 돈을 지윤이와 지승이 이름으로 내고 있습니다. 요즘엔 기부도 자동이체로 나가더라구요.ㅋㅋ 내가 선뜻 못 나서는 기부의 삶에 동그라미를 쳐준 지윤이와 지승이의 마음이 사랑스럽습니다.
    그래서 가끔 굿네이버스에서 소식지를 보내줍니다. 지윤이와 지승이는 북한 어린이 돕기에 써달라고 했기 때문에 자매결연을 맺은 친구가 없습니다. 말도 안통하는 아프리카의 어떤 아이와 연결되는 것 보단 북한 어린이와는 말도 통하고 편지 주고 받기도 쉬울텐데, 굿네이버스 측에선 유독 북한어린이와는 일대일 자매결연을 해 줄 수 없다고 해서 아쉬워합니다. 그러나 내가 누구를 돕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동포친구를 돕는다는 생각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이번 달부터 저희들도 용돈이 생겼으니, 그 중 일부를 모아 기부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물어봐야 겠습니다. .
    자신도 풍족하고 그리고도 나눌 수 있는 삶. 최상의 삶이 아닐까요. 물론 자신이 풍족하지 못해도 기부하는 삶을 사는 사람은 더 훌륭하지만, 그렇게 까지 하라고 가르치기는 왠지 싫은 게 평범한 부모 맘이겠지요. 내 자식이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되길 바라는 맘과 같지요 ㅎㅎㅎ

지윤이와 지승이 외할머니 학강산 치나물 - 2010년 5월 27

                  [사진]지윤이와 지승이 외할머니 학강산 취나물


초등 임원선거 시기와  반대표 부모님들의 역할에 대한 돌아봄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학부모와 교사의 소통을 위한 마당이 되길 바라며 이 창을 엽니다.

 -초등학교 학생 대표를 뽑는 시기와 임원 부모님들의 역할에 대한 돌아봄.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3월 첫 주와 둘째 주 사이에 학급 임원 선거를 합니다. 친구들에 대한 판단커녕 이름도 잘 알지 못하는 시기에 임원선거를 하는 것이니 주로 전 학년에 같은 반이었던 친구에게 표를 주거나 아니면 ‘제가 회장이 된다면...’ 하는 소견 발표를 듣고 표를 주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그나마 2·3학년의 경우는 후보로 나와서 이야기 하는 것으로 칭찬받을 만하다는 선생님 말씀에 힘입어 너도나도 회장 부회장 후보로 나가지만 5·6 학년 쯤 되면 그나마 임원이었던 아이들 몇을 중심으로 선거에 나간다고 합니다. 그러니 저학년에 임원을 안 해본 아이가 고학년이 되어 임원이 될 기회를 갖기는 힘든 분위기입니다.

초등학교에서의 임원 선거 활동은 그야말로 연습이 아닐까 합니다. 선거라는 형식을 통해 민주적인 선거 원칙을 배워서 어른이 되었을 때 사회와 국가를 민주적인 모습으로 만들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기 위한 일종의 ‘역할놀이’가 아닐까 합니다.

아이들이 학교 놀이를 할 때 내 아이가 선생님 역할을 하면 좋겠고 병원 놀이를 할 때 내 아이가 환자 역할보다 의사선생님 역할을 하면 좋겠는 것처럼, 학급임원선거라는 일종의 의회 역할놀이에서 내 아이가 의사봉을 두드리는 회장이 되길 바라는 부모들의 마음이 아이들에게 회장 역할을 해 보라고 부추기게 됩니다.

어찌하였든 선거를 통한 임원선거 과정이 아이들이 배워야 할 민주시민의 덕목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새 반이 구성되어 최소한 한 달은 지나야 누가 임원을 하면 좋을까 정도를 판단 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후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과정도 있어야 커서도 유권자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3월 첫 주와 둘째 주 사이에 이루어지는 학급임원 선거를 늦춰야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3월 초에 실시하는 학급임원선거를 3월 말이나 4월 초로 늦출 경우 어떤 장단점이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3월 한 달 동안 회장이 없다면 선생님 심부름을 누가 하느냐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일수록 선생님 심부름을 서로 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선생님 심부름을 많이 하는 아이는 선생님이 예뻐하는 아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니 선생님 입장에서는 임원선거를 빨리 해서 임원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것이 맘 편하실 겁니다. 그러나 임원이 없는 한 달 가량은 잔심부름 하나라도 아이들 하나하나 돌아가며 시켜보면 아이들 모두에게 기쁨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심부름 이외의 다른 문제라면 번호대로 회장을 돌아가며 한다는 식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선거에서 회장을 못 해도 일일 회장이라도 하면 그것으로 아이들에겐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다 회장이 되어보는 기간을 통해 아이들은 누가 회장이 되면 좋을까도 저절로 생각하게 될 겁니다.

임원이 빨리 정해지지 않을 경우 반에서 겪는 현실적 어려움은 학급 비품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임원이 정해지면 임원의 어머니들이 알아서 이것저것 부족함이 없게 챙기지만 임원이 없으면 그런 비품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교실 앞 뒤 게시판을 꾸미는 환경미화 때문에라도 얼른 임원이 정해지길 바라시는 것도 같습니다. 초등 1학년의 경우 게시판 환경미화를 어머니들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거기에 쓰이는 비용은 학교에서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어머니들의 자발적 기부금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여기에‘~이다.'라고 확언을 쓰지 않고 '~같다.’는 추측의 표현을 쓰는 것은 이 내용이 설문지를 통해 얻어낸 자료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 평범한 학부모로서 미루어 짐작한 내용이기 때문임을 밝혀 둡니다.)

그렇다면 선생님들은 바빠서 못하시고 아이들은 어려서 못해서 할 수 없이 어머니들의 손을 빌려야 하는 초등 저학년 게시판 꾸미기를 합리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해 보게 됩니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을 가치 있는 것으로 보는 일부 교사와 일부 학부모와 일부 어린이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시판의 근본은‘알림’에 있지 ‘꾸밈’에 있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꼭 알려야 할 것을 선생님의 손길로 알려주고, 반 아이들과 부모님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아이들의 작품을 보여 주는 것이 게시판의 진정한 역할이라는 것을 교사, 학부모, 아이들이 인정한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 되지 않을까 합니다.

혹 초등 저학년 교실이 너무 썰렁하면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주지 못한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유치원 교실과의 연계성이 너무 없으면 아이들이 적응하는 데 어려울 거라는 우려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화려한 색상지로 무엇이든 만들든 기성품을 사든 하는 방법으로 알록달록 치장하는 것이 어린이를 위하는 방법이라 생각해서 교실을 꾸미고자 하는 것도 이해는 합니다. 그러나 그 전에 이렇게 아이들을 이해시키면 어떨까요.

“얘들아, 저기 게시판이 비어있지? 저기는 너희들이 크레파스로 그리고, 또 색종이로 만든 너희들 작품을 전시할거야. 너희들이 열심히 그리고, 부지런히 만들어서 우리 교실을 아름답게 꾸미자."

실제로 우리 아이들 반의 경우 2학년 때나 3학년이 되어서는 아이들 작품을 붙이는 것으로 게시판을 채웠습니다. 작품 이외에 간단한 전시물들이 있는데 그것은 전 학년에 쓰시던 것을 재사용 하시는 것 같아 학부모로서 느끼기에 더 좋았습니다. 선생님께서 정성껏 달아주신 아이들의 작품으로 꽉 찬 게시판. 30명 모두의 작품을 붙여주시건만 아이들 제각각 자신의 작품이 게시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리라 생각 됩니다.

멀쩡한 새 아파트 내장재를 뜯어내고 리모델링을 싹 하는 분위기가 멀쩡한 전년도 게시판을 싹 뜯어내고 새 장식물을 달아야 하는 분위기를 조장하는 건 아니지도 생각해 볼 일입니다. 우리나라 초등 1학년 교실 게시판이 1년 주기로 한 번 씩 리모델링 된다는 가정 하에 거기에 드는 비용과 학부모의 시간과 버려지는 쓰레기의 양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큰 비용이 낭비되는 것일까 궁금합니다. (저는 경제 개념 보다는 아깝다는 정서로 모든 재화를 쓰고 있는 사람이므로 계산은 어렵습니다. ^^)

이번 우리 딸 선생님께선 학기 초 준비물로 두루마리 휴지 두 개와 헌 수건 한 장을 보내라 하셨습니다. 휴지 하나는 개인 사물함에 두고 쓰고 하나는 모아 공동으로 쓴다는 것입니다. 수건은 잘라서 손걸레를 만들 것이니 새것 말고 꼭 헌것을 보내라 하셨습니다. 실은 정말 헌것을 보내야 하나 새것을 보내야 하나 잠깐씩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꼭 걸레로 쓸 헌 수건이라고 콕 집어 주셔서 좋았습니다. 휴지와 걸레를 그렇게 해결하니 기본은 되었겠다 싶습니다. 이후에 또 뭘 가져오란 이야기를 듣지 못했으니 기초적인 학급비품은 그렇게 십시일반으로 해결하면 되지 않을까요?

이번 아들 반 선생님도 학기 초에 두루마리 휴지를 하나씩만 가져오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학교도 가깝고 하여 두루마리 한 봉지를 갖다 드렸습니다. 선생님께서 ‘아이들이 자기가 갖고 온 휴지를 내놓고 다 같이 쓸 때 재미도 있고 하여 하나씩만 갖고 오라 했습니다. 아무튼 고맙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두루마리 하나만 이라고 강조하신 뜻을 알고 학부모로서 더욱 기뻤습니다.

지금까지 학급 임원 선거를 늦출 경우 생길 수 있는 게시판 꾸미기와 학급비품 마련에 대한 대책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생각이 바뀌면 반은 실천된 것입니다. 생각을 바꾸는 것이 시작입니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친구들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충분히 갖고, 부모님들은 환경미화 걱정 안 하고 아이를 회장 후보에 나가보라 권고할 수 있는 부담 없는 임원선거의 분위기가 너무나 당연한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레플리카 2025/06/10 06: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텔레그램 @acepartner 홍콩명품도매 이미테이션도매 이미테이션쇼핑몰제작 레플리카쇼핑몰제작 홍콩도매 레플리카도매

  2. 레플리카 2025/06/11 15: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텔레그램 @acepartner 홍콩명품도매 이미테이션도매 이미테이션쇼핑몰제작 레플리카쇼핑몰제작 홍콩도매 레플리카도매

  3. 레플리카 2025/06/17 09: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텔레그램 @acepartner 홍콩명품도매 이미테이션도매 이미테이션쇼핑몰제작 레플리카쇼핑몰제작 홍콩도매 레플리카도매

  4. 레플리카 2025/06/17 1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텔레그램 @acepartner 홍콩명품도매 이미테이션도매 이미테이션쇼핑몰제작 레플리카쇼핑몰제작 홍콩도매 레플리카도매

  5. 솔루 2025/06/22 14: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a href="https://search.danawa.com/dsearch.php?query=%ED%85%94%EB%A0%88%EA%B7%B8%EB%9E%A8%40devpia+%EC%8A%AC%EB%A1%AF%EA%B2%8C%EC%9E%84%EC%A0%9C%EC%9E%91+%EC%8A%AC%EB%A1%AF%EC%82%AC%EC%9D%B4%ED%8A%B8%EC%A0%9C%EC%9E%91+%EC%8A%AC%EB%A1%AFapi+%ED%8C%8C%EC%8B%B1%EC%8A%AC%EB%A1%AF%EC%95%8C+%EC%97%90%EB%B3%BC%EB%A3%A8%EC%85%98%ED%8C%8C%EC%8B%B1%EC%95%8C+%EC%8A%AC%EB%A1%AF%EC%86%94%EB%A3%A8%EC%85%98+&tab=main</a></p>

  6. 솔루 2025/06/22 15: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a href="https://search.danawa.com/dsearch.php?query=%ED%85%94%EB%A0%88%EA%B7%B8%EB%9E%A8%40devpia+%EC%8A%AC%EB%A1%AF%EA%B2%8C%EC%9E%84%EC%A0%9C%EC%9E%91+%EC%8A%AC%EB%A1%AF%EC%82%AC%EC%9D%B4%ED%8A%B8%EC%A0%9C%EC%9E%91+%EC%8A%AC%EB%A1%AFapi+%ED%8C%8C%EC%8B%B1%EC%8A%AC%EB%A1%AF%EC%95%8C+%EC%97%90%EB%B3%BC%EB%A3%A8%EC%85%98%ED%8C%8C%EC%8B%B1%EC%95%8C+%EC%8A%AC%EB%A1%AF%EC%86%94%EB%A3%A8%EC%85%98+&tab=main</a></p>

  7. 레플리카 2025/06/25 04: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텔레그램 @acepartner 홍콩명품도매 이미테이션도매 이미테이션쇼핑몰제작 레플리카쇼핑몰제작 홍콩도매 레플리카도매

  8. 레플리카 2025/06/25 05: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텔레그램 @acepartner 홍콩명품도매 이미테이션도매 이미테이션쇼핑몰제작 레플리카쇼핑몰제작 홍콩도매 레플리카도매

  9. 레플리카 2025/06/27 06: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쇼핑몰주소 dodococo.kr 레플리카의류 레플리카쇼핑몰 홍콩명품쇼핑몰 레플리카가방 홍콩명품가방 레플리카가방도매 홍콩명품가방도매 홍콩명품의

  10. 레플리카 2025/06/27 07: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쇼핑몰주소 dodococo.kr 레플리카의류 레플리카쇼핑몰 홍콩명품쇼핑몰 레플리카가방 홍콩명품가방 레플리카가방도매 홍콩명품가방도매 홍콩명품의

  11. 솔루션 2025/07/15 23: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텔레그램 @devpia 리니지m프리섭제작 리니지m프리서버구축 리니지m프리서버구축대행 리니지m프리서버제작

  12. 솔루션 2025/07/20 05: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텔레그램 @devpia 리니지m프리섭제작 리니지m프리서버구축 리니지m프리서버구축대행 리니지m프리서버제작

  13. 솔루션 2025/07/20 06: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텔레그램 @devpia 리니지m프리섭제작 리니지m프리서버구축 리니지m프리서버구축대행 리니지m프리서버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