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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01/07 나의 어머니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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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지윤이와 지승이 2006년 4월 9일  - 688x461

자전거

자전거 내 자전거.

빨간색인 예쁜 내 자전거.

빨간색 하면 떠오르는 건?

빨간 맛있는 앵두!

빨간색 하면 떠오르는 건?

활활 타는 불.

내 자전거는 불처럼 빨리 달린다.

내 머리카락은 허우적거리며

나를 따라 온다.

지윤이가 2학년 가을에 쓴 시입니다. 빨간 앵두 그림이 있는 자전거를 타고 저녁 늦도록 놀다가 집에 오는 길 횡단보도에 서서 잠깐 기다리는데, 시가 생각났다고 하며 읊었습니다. 그 중 머리카락이 허우적거리며 나를 따라 온다는 표현이 너무 멋있어서 집에 와서 다시 말해보라하고 받아 적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연필을 들고 쳐다보고 있으니 잘 쓰고 싶은 욕심이 났는지 그냥 막 말할 때 보다 생동감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처음 읊은 것을 나도 기억하지 못하니 그냥 받아 적었습니다. 생각의 속도를 말이 따라가기 힘들고 말의 속도를 글씨가 따라가기 힘들어 순간적으로 내뱉는 멋진 표현들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지윤이 어렸을 때부터 거침없이 시를 잘 말했습니다. 엄마는 말의 속도를 쫒아갈 수 없어 개발세발 적어놨다가 나중엔 그 글씨가 무슨 글씬지 아이와 머리 맞대고 고민하기도 한답니다. 잠깐만! 하고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으면 될 텐데 아이 생각을 잠깐만 하고 막을 수 없어 외워야지 하고 있다가 그만 홀딱 까먹어 버리기도 합니다. 아무 꾸밈 없이 내뱉는 아이들 말은 그 자체가 시 일 때가 많습니다. 한참을 지나 읽으면 이때 이렇게 잘 썼었나 싶은 시도 있습니다. 물론 ‘잘 썼다’의 기준은 엄마표 기준입니다.

기차

씽씽 달리는

무궁화호

내 마음도 기차와 함께

쌩쌩 달려가네.

2009년

엄마, 너무 더워요.

목에 땀이

글썽글썽해요.

2008년 여름 어느 날.

시는 경험의 반영이란 걸 여실히 증명해주는 지윤이의 시들입니다.

서울에서 하리하우스 갈 때  청량리서 단양까지 무궁화호 타고 다닙니다.

여름엔 목에 땀이 글썽글썽 맺혀도 에어컨 안 틀어 줍니다.

그런 경험 하나하나 쌓여서 이렇게 멋진 표현들 얻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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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 1

잘 닫기어진 창문 밖에선
바람이 붑니다.
어머니 눈매 같은 곡선을 지닌
목련잎이 자꾸만 흔들립니다.
바람이 가는 쪽에 이끌리어
신명이 나는 듯도
몸살을 하는 듯도.

봄 가뭄 끝에 비 내린 어젯밤
고향집 안방에선
잔잔히 코고는 소리 들렸을 겁니다.
질척한 밭고랑을 오가며
담뱃모 옮겨 심는 꿈을 꾸시며,
꿈에서도 고된 노동에
이구 다리야, 이구 무릎꼬배야를 외시며... ...
허억 허억 허어억!
감탄사조차 힘겨워진 어머니.
이 고랑 저 고랑을 넘나들 듯
예순 세 고랑을 넘으신 어머니는
꿈속에서 또 몇 고랑을 넘으셨을까.

어머니!
고랑마다 이랑마다
훅훅대는 흙 냄새가 숨을 막는 그 여름엔
텃밭에선 콩잎으로
뒷밭에선 깻잎으로
옥수수 수염 붉히는 앞저넘에선
긴 옥수수 잎으로
온 몸을 일으키며
바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어머니.
이마며 콧잔등이며 목덜미, 불같은 가슴팍으로
사정없이 흘러대는 쓴 땀을 훔치며
뿌리 질긴 풀들과 씨름하실 때
가슴팍 헤치며 달려드는 바람 일거든
어머니,
허리 펴고 한 숨 쉬어 가세요.

소원해도
바람이 못 미칠까 가슴 저리어
창문을 열어 놓습니다.
바람이
나를 덮치듯
어머니의 더위도 덮쳐 달라고... ...



詩 최병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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